[38편] 第七章 생사투(生死鬪) 之 강호이십대고수(江湖二十大高手), 중양비무(重陽比武)

 

제7장 생사투(生死鬪)

 

 

강호이십대고수(江湖二十大高手)

      

“인 대협! 모두의 뜻이니 의림맹주 직을 맡아 주시오.”

낭중오협의 말에 인수린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늘같은 선배들이 계신데… 말학이 어찌 감히……?”

“의장, 독왕 등 모든 어르신들도 그리하라 하셨소. 곽 사부께서도 찬성하셨고요.”

“아, 아무리 그래도…….” 

“자고로 난세(亂世)가 영웅(英雄)을 만든다고 했소. 지금이 난세이고 대협은 진정한 영웅이오. 누구보다도 사건의 중심에 서 있으니 말이오.”

인수린이 어쩔 줄을 모르자 의형제들이 부추겼다. 

“형님! 모두가 원한다는데… 그리 하시지요.”

이에 상관걸이 나섰다. 그는 궁 진무사를 객잔에 모시고 다시 인수린을 찾아 온 것이었다. 

“무공이나 인품 그리고 과거 당가의 만행에 의한 피해자라는 사실 등을 따져볼 때 인 형만큼 적격인 인물은 없소.”

“강호초출(江湖初出)인 내게는 과분하오.”

“강호초출이라니? 등장과 동시에 그대처럼 유명해진 인물은 일찍이 없었소.”

“근데… 우리 형님이 그렇게 유명한가요?”

적정량이 묻자 상관걸이 한 차레 호흡을 가다듬고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당금 무림의 절대고수를 꼽으면 스무 명이 있소. 물론 모래알처럼 많은 기인이사(奇人異士)가 있겠지만… 그래도 알려진 인물로 일군(一君) 이제(二帝) 삼성(三聖) 삼요(三妖) 사귀(四鬼) 사패(四覇) 오웅(五雄) 오수(五獸) 팔왕(八王)을 꼽을 수 있소.”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고, 상관걸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일군은 칠절대군(七絶大君) 사불후(史不朽)를 일컫소. 시서화금기검역(詩書畵琴碁劍易) 등 모든 분야에 능통하다고 하는 인물이오. 동창의 고문이기도 하고, 무림맹의 수석장로로서 무공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하지요.

이제는 화산검제(華山劍帝) 영호중(令狐仲)과 풍도성제(酆都城帝) 어세신이지요. 화산은 이름 높은 검파(劍派)이고 영호중은 장문이니 설명할 게 무엇이 있겠소? 그리고 지옥의 황제라는 풍도성제는 다름 아닌 생사교의 교주 어세신이오. 살수지왕이라고도 하지요. 그의 손에 쓰러진 고수가 백을 헤아린다 하오. 

삼성은 세 명의 성인(聖人)을 말하오. 소림 장문 숭산활불(崇山活佛) 정혜대사(淨慧大師), 무당 장문 호북일선(湖北一仙) 운성자(雲晟子) 그리고 곤륜 장문 청해일신(靑海一神) 진룡자(震龍子)요. 

누구도 이들의 무공을 견식한 바는 없지만, 본래 명문정파란 철저한 사승(師承) 관계에 입각하여 유구한 세월을 이어 온 만큼 굳이 실력을 확인할 필요도 없을 것이오. 또한 인간의 범주를 벗어났기에 활불이니 신선이니 하는 별호가 붙었겠지요.  

삼요는 현 당문의 가주 대행인 녹안요희(綠眼妖姬) 당요(唐姚), 신공을 펼치면 눈이 녹색으로 변한다고 해서 이러한 별호가 붙었소. 그리고 그녀의 동생 당굉(唐宏)은 금강불괴와도 같은 호신공을 익혀 철갑요마(鐵甲妖魔)라고 불리지요. 

또한 당요의 정인이자 독심요검(毒心妖劍)이라 불리는 사갈인((史葛仁)이 있소. 그의 손에 죽은 사람은 많지만 아무도 그의 솜씨를 본 이는 없으니 정말 수수께끼의 인물이지요.

사귀는 당요의 수신호위(守身護衛)로 강호사귀(江湖四鬼)라 불리는 네 명이오. 그들은 무공도 다르고 복색 또한 다르지요. 혈의의 탈명귀도(奪明鬼刀)와 백의의 음양선사(陰陽扇士)를 일컬어 혈백무상(血白無相)이라 부르고, 황의에 뚱뚱한 쇄신독수(碎腎毒手)와 청의에 비쩍 마른 상문비검(追魂飛劒)을 따로 수비쌍귀(瘦肥雙鬼)라고도 합니다. 

사패는 인자무적(印紫武狄), 바로 척척박사 인수린 대협을 비롯해서 의형제인 일박이일 자생력, 무한도전 무가당, 가족출현 적정량 등을 일컫는 말이오. 출도한 지 수 개월이 지났을 뿐인데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된다니… 당신들 의형제의 무림에서의 위치가 얼마나 막중한지 알겠지요? 장차 강호의 패자(覇者)가 될 것이라 하오.

오웅은 당가 출신의 다섯 영웅 당문오웅(唐門五雄)을 일컫소. 즉 가주인 비도추풍(飛刀追風) 당과용(唐過用)을 비롯하여 당남용(唐濫用), 당오용(唐誤用), 당소용(唐所用), 당유용(唐有用) 등 전대고수(前代高手)로 꼽히는 이들이오. 하지만 현재 당과용, 당남용. 당오용은 거의 폐인이 되다시피 했고, 그나마 당소용과 당유용만이 장로로서 활동하고 있다고 전하오.

오수(五獸)는 소림 오형권의 달인으로 모두 벽목인(碧目人)인데, 용권의 두라곤(杜邏坤, dragon), 호권의 다이거(多伊渠, tiger), 표권의 내파두(乃波斗, leopard), 사권의 수내익(壽內益, snake) 그리고 학권의 구래인(具萊仁, crane)이오. 이들은 삼 년  전쯤 돌연 종적을 감추었소. 

팔왕이야 굳이 설명할 것도 없지만, 장왕(匠王) 막가보(莫佳寶, MacGyver), 투왕(鬪王) 표돌(表突, Fedor), 투왕(偸王) 루팽(樓彭, Lupin), 의왕(醫王) 지박오(池博悟, Zhivago), 독왕(毒王) 포이준(鮑異俊, Poison), 검왕(劍王) 사부루(史富壘, Sabre), 개왕(丐王) 배가(裵賈, Bagger), 도왕 가지노(賈志櫓, Casino)를 일컫는데… 검왕과 칠절대군이 동일인이라니 이젠 칠왕이라 해야 하겠지요.” 

“검왕이 칠절신군과 동인일이라는 게 정말이오?”

“그렇소. 투왕(偸王)께서 직접 확인하셨다는군요. 게다가 그의 아들 사갈인이 당 요의 정인이고.”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사불후가 창안한 무림맹의 무공이 사갈인을 통해 당가로 흘러갔으리라. 그리고 쾌속오걸이 파해법을 연마했고.

상관걸이 다시 말을 이었다. 

“이제 무림에서 인 형의 위치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겠지요? 물론 삼성과 칠왕 등 선배들이 계시지만, 이제 강호는 젊은이들이 나서서 이끌어가야 하오. 황상께서도 그러한 점을 고려하시어 모두를 사면하고 일을 순리에 따라 처리하도록 하신 게 아니겠소?” 

 

무림맹이 결성되고 인수린이 맹주로 추대되자 당맹연합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양측의 사절들이 오가며 의견을 교환했고, 오는 구월 구일 중양절(重陽節)을 맞아 비무를 벌이기로 했다. 

양측에서 모두 아홉 명씩 출전시키기로 했는데, 특이한 것은 한 명씩의 저패(底牌, hidden card), 즉 미리 정체를 알리지 않은 인물을 내보낼 수 있다는 조항을 달았다.

의림맹은 인수린과 의형제들 그리고 나빙수 등 젊은 층 외에 상대에 따라 걸맞은 인물을 내세우기로 했는데, 당맹연합은 거의가 당가의 인물이 출전하기로 했다.

그것은 무림맹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 명문정파의 인물 대부분이 맹을 떠난 때문이었다. 소림의 오광대사를 비롯한 많은 고수들이 무림맹의 실체를 알고 본파로 떠났기에, 맹주인 개방의 철각개(鐵脚丐)와 극감독환의 발명자인 무당의 보성자만이 남았을 뿐이었다. 

때문에 비무에 나설 인물도 없었지만, 장차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의림맹과의 문제를 당가에게 떠넘기려는 노회(老獪)한 철각개의 의도가 작용한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이렇듯 부산한 중에 비무가 있을 중양절이 다가왔다.     

 

 

 

중양비무(重陽比武)

 

보통(普通) 3년 무력 1464년 9월 9일 중양절(重陽節). 

무림맹이 위치한 한뫼[一山]의 중심인 호수공원(湖水公園)에 설치된 사방 스무 장(丈) 넓이에 단단한 청석(靑石)이 깔린 비무대(比武臺)에서 무림맹 대 의림맹의 결전이 치러지는 날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공원은 입추(立錐)의 여지없이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고, 호기(好機)를 놓치지 않으려는 장사꾼들이 가득했다.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해 무대의 동쪽에는 동창이, 서쪽에는 금의위가 포진하고 있었고, 남쪽에는 무림명숙들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었으며, 북쪽에는 비무의 판정단을 위한 좌석이 있었다. 

비무의 진행은 형의권(形意拳)의 달인이자, 주먹보다 세 치 혀가 더욱 매섭기에 혀 위에 또 하나의 혀가 있다고 해서 설상가상(舌上加上)이라 불리는 손영태(孫榮泰)가 맡았다. 

“강호동도 여러분! 공사다망(公私多忙)하신 중에도 만장의 성황을 이뤄 주심에 양맹(兩盟)을 대신하여 인사 말씀 올립니다. 저는 이번 비무대회의 진행을 맡은 손영태라 합니다.”  

“손 사부! 판정단은 누구인지 설명해 주시오.”

“소림 장문 정혜대사와 곤륜 장문 진룡자께서 판정단 공동대표를 맡으셨습니다. 그리고 고을 현령(縣令)과 한림학사(翰林學士) 오상연(吳相演), 동창의 고문인 칠절대군 사불후, 금의위 남진무사 궁근민 등 쟁쟁한 분들이 판정관을 맡았지요.”

“그럼 다 되었구만.”

“빨리 비무를 시작하시오!”

“알겠소이다. 비무에 앞서 규칙을 간단히 설명 드리겠소. 합(合)은 무제한, 어떤 무기나 기공을 사용해도 상관없소. 한 쪽이 목숨을 잃거나 항거 불능의 상태에 빠졌을 때 그리고 패배를 인정하면 끝나는 것이오. 또한 한 번 출전한 사람은 다시 비무대에 설 수 없소. 단 저패(底牌)로는 가능하오.”

“저패가 뭐요?”

“저패란 숨긴 패, 즉 히든카드로 의외의 인물을 일컫는 것이오.” 

“의외의 인물이라… 흥미롭군.”

“그럼 비무를 시작하겠소. 첫 번째로 출전한 인물은 당가 수신호위의 일 인이자  수비쌍귀(瘦肥雙鬼) 중 비귀(肥鬼)라 불리는 쇄신독수(碎腎毒手)! 그리고 강호사패  인자무적의 막내 적정량이오.”

“와! 가족출현이다!”

“어디? 누구네 가족이 나오는데?”

“이 사람아, 가족(家族)이 아니라 가족(佳足)일세.” 

상대의 신장(腎臟)만을 파괴하여 폐인으로 만든다는 독한 손과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각법(脚法)의 달인의 대결.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승부였다. 

엄청나게 비대한 몸집에 황의(黃衣)를 걸친 쇄신독수가 등장하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들렸다. 족히 이백 근(斤)은 넘을 무거운 체중이라면 거동하기조차 힘들 텐데, 비무대에 가볍게 오르는 것만 보아도 뛰어난 무공을 지녔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었다.   

쇄신독수와 마주한 적정량이 팔과 다리에 두른 철방비(鐵綁臂)와 철방퇴(鐵绑腿)를 풀고 철저혜(鐵底鞋)마저 벗었다. 

“뭐하는 짓이냐?”

“너처럼 뚱뚱한 녀석한테는 이런 게 필요 없을 것 같아서… 게다가 너도 무기를 쓰지 않으니까.”

“간덩이가 배 밖으로 나왔구나. 오냐, 네 신장을 파괴시켜서 오줌도 못 싸고 쩔쩔 매도록 만들어 주지.”

쇄신독수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적정량의 발이 그의 머리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그러나 쇄신독수는 이를 가볍게 막으며 적정량의 신장을 겨냥해 장을 날렸다. 

적정량은 슬쩍 몸을 틀어 상대의 공격을 흘리며 발을 바꾸고는 원앙퇴로 그의 옆구리를 공격했다. 

쇄신독수는 비대한 몸임에도 날래게 그 발질을 피하며 계속 적정량의 신장을 노리며 양손을 휘둘렀다.  

“에익-!”

힘찬 기합과 함께 적정량의 몸이 허공으로 떠오르더니 이기각(二起脚)으로 연거푸 쇄신독수의 얼굴을 걷어찼다. 

쇄신독수는 뒤로 물러나는가 싶더니, 적정량이 땅을 내딛는 순간 갑자기 몸을 돌려 달려들며 적정량의 복부를 향해 장을 날렸다. 

적정량은 무릎으로 이를 막으며 왼발로 호미각(虎尾脚)을 차는 듯하다가 허공에서 발을 변환시켜 발꿈치로 상대의 어깨를 훑어 내렸다. 괭이처럼 내리찍는 호두각(镐头脚)이었다. 

쇄신독수는 양팔을 교차시켜 이를 막으며 그대로 한 발 전진하여 적정량을 넘어뜨리려 했다. 하지만 적정량은 왼발을 상대의 팔에 걸친 채 오른발로 땅을 박차고 날아올라 쇄신독수를 뛰어넘으며 뒷발질로 그의 등을 가격했다. 

“커헉-!”

쇄신독수는 다섯 발이나 앞으로 튀어나갔다가 간신히 멈춰 서더니 몸을 돌렸다.  제법 타격을 받았는지 그의 얼굴은 심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자신을 얻은 적정량이 파각(擺脚)으로 쇄신독수의 얼굴을 걷어찼고, 쇄신독수는 재빨리 자세를 낮춰 적정량의 오금을 잡아채려 손을 뻗었다. 

적정량은 황급히 한 발을 들어 슬격(膝擊)으로 상대의 얼굴을 내질렀고, 쇄신독수는 호조(虎爪)로 이를 걷어냈다. 

부악-!

적정량의 바지 무릎 부분이 찢어지면서 피가 튀었다.

“크윽-!”

적정량이 신음을 하며 뒤로 물러났지만 쇄신독수는 멈추지 않고 계속 거칠게 달라붙었다. 

그는 몸을 바짝 붙여 적정량이 발을 올리지 못하도록 하고는, 손을 들어 신장 부위를 노려 가격했다. 

빠악-!

그보다 먼저 적정량의 오른 주먹이 쇄신독수의 얼굴에 꽂혔다. 이어 왼 주먹이 그의 턱을 가격했다. 흑면사걸 가운데 다이손의 직권(直拳, straight)와 상구권(上钩拳, uppercut)이었다. 

코가 깨지고 입술이 터진 채로 물러나는 쇄신독수를 향해 적정량은 다시 몸을 날렸다. 

퍽-!

적정량의 육중한 체중을 실은 쌍비각(雙飛脚)에 가격 당한 쇄신독수는 입에서 피를 뿜으며 뒷걸음질을 치다가 결국 비무대 바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급히 달려가 쇄신독수의 상태를 확인한 손영태가 큰소리로 외쳤다.

“가족출현 적정량 승(勝)-!”

짝짝짝-!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터졌다. 

“멋지군. 고척(高踢, high kick)으로 지붕도 뚫는다는 게 정말이었어.”

“발뿐 아니라 손도 잘 쓰니 맹수가족(猛手佳足)이라 해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