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편] 第六章 등촉시위(燈爥示威) 之 등촉시위(燈爥示威), 의림맹(醫林盟)

등촉시위(燈爥示威)

 

그로부터 열흘이 지난 보통(普通) 3년 무력 1464년 팔월 이레, 인수린은 인투내, 모용란과 함께 스승 지박오 일행을 만났다. 

인수린은 숙부와 이모를 소개했고, 독왕은 새로운 인물을 소개했다. 

“내 벗 곽준봉(郭㻐鳳)이다. 일양지(一陽指)의 고수지. 지금은 이곳저곳을 유람하며 사람들을 돌보고 있는데, 손가락 하나로 모든 통증을 사라지게 한다고 해서 무불통지(無不痛指)로 통한다.” 

“사숙(師叔) 어른! 처음 뵙겠습니다. 인수린입니다.”

“듣던 대로 기개가 헌앙(軒昻)하구나.”

불과 며칠 동안 헤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마치 몇 년 만에 만난 듯 재회의 기쁨을 나누었다. 더구나 가족과도 같은 식구가 셋이나 늘었으니 기쁨은 배가 되었다.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던 중 지박오가 모용란에게 물었다.  

“참, 모용여협(慕容女俠)께서는 친가로 가신다고요? 모용세가는 요녕성(遼寧省) 심양(沈阳)에 있지 않던가요?”

“맞습니다.”

“요녕성으로 가자면 압록강을 넘어야 할 터… 거리도 멀고 지금으로서는 강을 건너기가 무척 힘들 것이오. 마침 질녀나 다름없는 나빙수가 한빙궁에 연락을 취해 나팔륜 궁주가 직접 온다 하니, 오는 길에 모용세가에 들러 이야기를 전하도록 하면 어떻겠소. 나팔륜 정도의 인물이라면 모용세가도 신뢰할 수 있을 테니 말이오.”

“그렇게 해주신다면 바랄 나위가 없겠습니다.”

모용란이 사의(謝意)를 전하고 즉석에서 편지를 썼다. 그러자 지박오는 장왕에게 빌려 온 신응(神鷹)의 다리에 달린 서간통(書簡筒)에 편지를 넣고 날려 보냈다. 

“오늘은 모두 편히 쉬시고, 내일은 모두 한뫼[一山]로 가도록 합시다.”

곽준봉의 말에 독왕이 물었다. 

“거기 무슨 일이라도 있나?”

“있지. 아주 큰일이…….” 

“무슨 일인데?”

“가보면 알 걸세. 제자 중에 강호낭중(江湖郎中: 떠돌이 의사)들이 꽤 있거든. 녀석들이 소식을 알려 왔네. 그리고 투왕과 장왕도 그리로 올 거야.”

 

이튿날, 솜씨 좋은 마부 적정량이 모는 마차를 타고 한뫼에 다다른 일행은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인수린이 피 끓는 청춘 시절을 보낸 무림맹 앞은 수많은 인파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손에 촛불을 들고 있었다. 이른 바 등촉시위(燈燭示威)였다. 그리고 누군가 노래를 시작하자 모두가 입을 모아 합창을 시작했다.

 

감가락수천인혈(甘可樂水千人血) 극감독환만성고(剋甘毒丸萬姓膏)

촉루낙시민루락(燭淚落時民淚落) 가성고처원성고(歌聲高處怨聲高)

 

달콤한 가락수는 천 사람의 피요, 감독을 이기는 약은 만 사람의 고름이라.

촛농 떨어질 때 사람들 눈물 흐르고, 노래 소리 높은 곳에 원성도 높네.

 

“대체 이 많은 사람들이 왜 이곳에 모인 건가? 저 노래는 또 뭐고?”

“오늘 무림맹과 당가가 합병을 맺었다네. 극감독환을 당가가 판매한다고 하더군. 원래 비싼 약인데 당가가 유통 이문까지 붙인다면 더욱 가격이 높아지겠지. 그래서 사람들이 시위를 하는 거라네.”

“당가가 극감독환을 판다고? 그야말로 병 주고 약 주는 격이로군. 그런데 당가와의 회동은 극비리에 이뤄졌을 텐데… 사람들이 어떻게 알았지?”

“내가 촉이 좋잖아. 정보를 입수하곤 애들을 풀어서 소문을 좀 냈지.” 

모두가 독왕과 무불통지가 나누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멀리서 세 사람이 오는 것이 보였다. 그들의 또 다른 사부 투왕 표돌과 장왕 막가보 그리고 나빙수였다. 

“사부님!”

인수린을 비롯한 모두가 두 사람을 반갑게 맞았다. 

“그래, 잘들 있었느냐? 장왕이 뭔가 만드느라 조금 늦었다. 그동안 빙수는 열심히 수련을 했고.”

“그나저나 사람들의 분노가 대단하군. 무림맹과 당가가 과연 어떻게 나올까?”

“민초들에게 함부로 무공을 쓰진 못할 테고…….”

그때였다. 인수린이 자신을 스쳐 지나가는 한 중년인의 손을 잡고 말했다. 

“이게 무슨 짓이오? 빨리 전낭(錢囊)을 내놓으시오.” 

인수린에게 손을 잡힌 염소수염의 사내는 당혹한 빛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것은 소매치기를 하다가 발각되어 놀랐다기보다는 어린 아이가 심한 장난을 쳤다가 들켰을 때와 같은 표정이었다.  

“허허-! 그것 참!”

“이보게, 루팽. 장난 그만 치게. 애를 데리고 그게 무슨 짓인가?”

투왕의 말에 염소수염의 사내가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자네들 말대로 정말 쓸 만한 녀석이로군. 내 귀영배수(鬼影扒手)를 알아채다니 말이야.”

모두가 놀랐다. 염소수염의 사내와 투왕이 친한 듯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때문이었다. 

“인사들 해라. 내가 그렇게 욕하던 투왕(偸王) 루팽(樓彭)이다. 자꾸 나와 헛갈려서 그렇게 별호를 도왕(盜王)이라고 바꾸라고 했는데… 뭐 어감이 나쁘다나? 여태껏 고집을 부리는 못된 녀석이다.”

“사부님께 인사드립니다.”

인수린을 비롯한 적정량, 자생력, 무가당이 읍을 했다. 

“허허-! 인수린이라 했더냐? 젊은 나이에 성취가 놀랍구나.”

“과찬이십니다.”

“헌데 우리가 부탁한 일은 해냈는가?”

지박오가 묻자 루팽은 염소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내가 누구야? 마음만 먹으면 황후의 속곳도 훔쳐 올 수 있는 투왕(偸王) 아냐?  그따위야 식은 죽 먹기지.”

“정말인가? 그래, 어떻던가?”

“비밀이 정말 지저분하더군.”

“지저분한 비밀이라니… 대체 그게 무슨 소린가?”

의왕과 독왕은 강호에서 활동 중인 투왕 루팽을 통해 극감독환을 구해 분석해 보았으나 유황 외에 인삼 등의 성분만 밝혀냈을 뿐 결정적인 것-소변에서 비롯된 안(氨: 암모니아)-을 알아낼 수는 없었다. 때문에 다시 루팽에게 무림맹에 잠입하여  제조법을 알아내 달라고 부탁한 것이었다. 

“보성자란 놈의 제약실에 잠입해서 사흘 동안 숨어 있었지. 측간(廁間)에 말이야. 그런데 이놈이 불쑥 측간으로 들어오는 게 아니겠어? 나는 재빨리 편복신법(蝙蝠身法)을 사용해서 박쥐처럼 천장에 거꾸로 매달렸지. 녀석은 일을 보는 중에 다행히 위를 보지 않더군. 그런데…….”

“뜸들이지 말고 빨리 이야기하게.”

“녀석이 자기 소변을 그릇에 담아 아주 소중하게 들고 나가는 게 아니겠어? 마치 신주단지 모시듯 말이야. 그리고 그걸 약탕기에 넣고 함께 끓이더군.”

“그렇다면… 비밀이 바로 소변이란 얘긴가?”

의왕과 독왕이 동시에 놀란 음성으로 되묻자 루팽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왜 지저분한 비밀이라고 했는지 알겠나?”

註 - 실제로 당뇨약의 주요성분은 유황과 암모니아다. 

       

“신중지보(身中之寶), 몸속의 보물이라더니… 정말 옛말에 그른 것이 하나도 없군.” 

“이제 성분을 알았으니 약을 만드는 것은 여반장(如反掌)일세.”

반가운 이도 만나고 당뇨의 해법(解法)까지 알게 된 이들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근처의 객잔으로 향했다. 

“저 분이 정말 투왕 루팽 어른 맞나요?”

적정량이 묻자 투왕 표돌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왜? 뭐가 이상하냐?”

“대협 치고는 너무 못생겨서요. 염소수염이 뭡니까? 체신이 없잖아요.”

“껄껄-! 저 녀석 특기 가운데 하나가 역용(易容)이지. 저 얼굴도 가짜야. 하도 변장을 해서 우리도 본래 얼굴이 잘 기억나지 않을 정도지.”

그때 앞서 가던 루팽이 몸을 돌렸다. 

“누가 내 얘기를 하누?”

“헉-!”

적정량을 비롯한 모두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들에게 말을 건넨 것은 염소수염의 중년인이 아니라 선비처럼 청수한 모습의 중년인이었기 때문이다.  

   

 

 

의림맹(醫林盟)

 

그날 밤, 인수린 일행이 묵고 있는 객잔으로 다섯 명의 사내가 찾아왔다. 

“제자들이 사부님과 사숙님들을 뵙습니다.”

“불민한 내 제자들일세. 체인지(遆仁志), 외토리(隗討理), 충무로(充務露), 격투기(格投記), 파수타(巴水陀)인데… 첫 자만 따서 ‘체외충격파’라고 부르지. 강호에서는 낭중오협(郎中五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네.”

곽준봉의 제자 낭중오협은 저마다 비분강개한 음성으로 현 무림맹을 성토했다. 

“당금의 무림맹은 썩을 대로 썩었습니다. 자신들이 만든 약을 팔기 위해 감독(甘毒)을 퍼뜨린 주범인 당가와 동맹을 맺다니… 정말 천인공노(天人共怒)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좋은 대책이라도 있는가?”

“사부님과 사숙님들이 값싸고 효능이 뛰어난 약을 곧 제조하실 수 있다 하니 우리도 단체를 만들어 조직적으로 맞서야 합니다.”

“우리만으로는 숫자가 너무 적지 않은가?”

지박오가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 점은 염려할 것 없습니다. 강호를 떠도는 낭중들만 해도 그 숫자가 만만치 않습니다. 대부분 저희와 연계가 있지요.”

“당에 중독된 사람 가운데 세력이 있는 이들도 적지 않으니, 그들을 끌어 들인다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괜찮은 생각이야. 그러면 단체의 명칭은 뭐라고 하지?”

모두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인수린이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놓았다. 

“의림맹(醫林盟)이라 하면 어떻겠습니까?”

“의림맹? 정말 좋은 이름이로고-!”

무불통지를 비롯한 모두가 탄성을 질렀다. 

“인수린 대협이시죠? 인사가 늦었습니다.”

낭중오협의 막내 파수타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대협이라니… 감당키 어렵습니다.”

“무슨 말씀을-! 지금 강호는 인자무적 사인방(四人幇)의 맏형 인 대협의 이야기로 들끓고 있는 걸요.”

“기왕지사 좋은 이름도 지어 주셨으니 의림맹이 결성될 때 낭독할 선언문도 써  주실 수 있을런지요?” 

“미력하나마 노력해 보겠습니다.”

 

그로부터 보름 후, 무림맹 앞에는 어느 때보다도 많은 인파가 등촉(燈燭)을 들고  나타났다. 바로 의림맹의 결성식이 있기 때문이었다.   

결성식은 낭중오협의 맏형 체인지의 선언문 낭독으로 시작되었다. 

“하늘이 인간세상을 굽어 살피고 계시니, 우리가 모인 것은 병을 치료하기 위함일  뿐. 사사로운 이익보다 충을 택한 우리. 하늘이여 우리가 만약 두 마음을 먹는다면 죽임으로 응징하소서(維皇上帝監此人極 凡我同盟一體治兵 君父萬歲忠公利私 有懷二心神其極之).” 

감성을 자극하는 서두에 이어 감독(甘毒)의 발현, 극감독환의 제조, 당가의 패악 그리고 무림맹의 표리부동한 행사(行使)에 이르기까지 모든 내용이 샅샅이 고발되었다. 

“서두가 아주 좋았어. 어떻게 그런 명문을 썼나?”

무불통지가 묻자 인수린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햇다. 

“제가 쓴 것이 아닙니다. 신병(神兵)을 얻고자 은수사가 있는 말귀뫼[馬耳山]에 올랐을 때 용바위에 새겨진 글귀였는데… 너무 좋아서 차용했습니다.”

“허어, 그런 일이? 모두가 하늘의 뜻이로다.”

무림맹과 당가에 대한 성토는 계속 이어졌다.

“독도 팔고 약도 파는 더러운 무림맹!”

“중독시키랴 치료약 팔랴. 니들이 고생이 많다.” 

 

등촉시위를 하는 중에 지박오는 반가운 인물을 만났다. 과거 잠시 몸담았던 경사(京師: 수도) 포도아문 소속의 시애수아이(屍埃受衙吏, CSI), 즉 시체[屍]와 티끌[埃]을 수거[受]하는 아문[衙]의 관리[吏]로 함께 일한 적도 있으며, 인씨촌의 참사를 같이 조사했던 백거탑(白巨塔)의 장준혁(張俊赫)이 찾아 온 것이었다. 

“지 대야! 정말 큰일을 하셨소. 원인 모를 병을 호소하는 많은 사람들 때문에 무척 가슴이 아팠는데…….”

“장 노야처럼 명망 있는 분이 우리와 뜻을 함께 하신다니 정말 고맙구려.”

술시(戌時)가 되어 어두워지자 등촉은 더욱 환한 빛을 발했고, 사람들의 흥분은 고조되었다. 성난 군중은 당장이라도 무림맹으로 쳐들어갈 것만 같았다. 

그때 우렁찬 고함이 들려 왔다.

“당장 시위를 멈추고 해산하도록-!”

흑의경장(黑衣輕裝)에 무기를 휴대한 일단의 무리가 나타났다. 그들은 불과 서른 명 정도였음에 불구하고 수만의 사람들을 압도하는 예기(銳氣)를 뿜어내고 있었다. 

“동창(東廠) 백골단(白骨團) 놈들이에요. 하나 같이 악랄하다고 소문이 났지요.”

낭중오협의 말처럼 그들의 흑의에는 하얀 해골 문양(紋樣)이 새겨져 있었다. 

“당가와 무림맹이 머리를 썼군. 관부를 동원했어.”

이야기를 나누는 인수린 일행에게로 백골단원들이 다가왔다. 그런데 그들을 이끄는 인물은 인수린도 무척이나 잘 아는 사람이었기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무림맹에서 그와 늘 수위를 다투던 남궁도옥(南宮道鈺)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뒤로 인수린에게 누명을 씌운 목간안의 모습도 보였다. 

“흥! 여기 흉악범들이 다 모여 있군. 아녀자를 겁살하고 포쾌를 살해한 전(前) 무림맹 교련 인수린과 전(前) 무림맹 오력분타원 자생력 게다가 역모(逆謀) 및 불량 구락부 결성 혐의로 수배된 투왕, 의왕, 독왕까지… 너희들 모두를 체포한다.”

서슬 퍼런 남궁도옥의 말에 일행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력으로야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지만, 관부인과 싸움을 벌인다면 의림맹의 설립 취지가 무색해지고 폭력집단으로 몰릴 것이 불 보듯 빤한 일인 때문이었다. 

“물렀거라! 금의위(錦衣衛) 진무사(鎭撫司) 어른의 행차시다!”

금빛 갑주(甲冑)를 번쩍이며 일단(一團)의 무리가 나타났다. 그들이 동창과 대치한 인수린 일행에게로 다가오자 사람들은 파도가 갈라지듯 길을 터주었다. 

인수린은 또 한 차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금의위의 맨 앞에 선 이는 역시 무림맹에서 정영단 생활을 함께 했던 상관걸(上官杰)인 때문이었다. 

“본인은 금의위 천호(千戶) 상관걸이라 하오. 궁근민(弓根民) 진무사께서 황상(皇上)의 어지(御旨)를 낭독하실 터이니 모두 예를 갖추시오!”

상관걸의 뒤에 서 있던 체격 좋은 궁 진무사가 나서 어지를 적은 비단을 펼치자, 모두가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왼쪽 다리를 세워 앉는 오체투지(五體投地)의 자세를 취했다. 동창의 백골단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국유황법 강호재율 물해백성 비무해결(國有皇法 江湖在律 勿害百姓 比武解決),  나라에는 국법이 있고, 강호에는 나름의 율법이 있을 터. 민초들에게 해를 입히지 말고 비무로써 해결하라-!”

나름 명쾌한 해결책이었다. 무림에서 비롯된 일인 만큼 무림인 스스로 해결하되   백성들에게는 해를 입히지 말라는 배려도 있었다. 

남궁도옥이 궁 진무사에게로 다가가 예를 취하고는 입을 열었다. 

“동창 당두 백골단의 남궁도옥! 황상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역모를 꾀하여 수배된 무리와 관인을 살해하고 도주한 흉악범들이 있는지라 체포하려 합니다.”

“그런가? 하지만 황상께서 따로 밀지(密旨)도 주셨다네. 자네가 말한 내용과 관계가 있을 듯싶은데… 여기 있군. 전대(前代)에 역모 혐의로 수배된 투왕 등 팔왕은 무혐의이므로 수배를 해제한다. 아울러 전 무림맹 교련 인수린과 분타원 자생력은 누명을 쓴 것이니 역시 수배를 해제한다.”

남궁도옥의 얼굴은 흙빛이 되고 말았다. 관부인으로서 황상의 말을 거스를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군례(軍禮)를 취하고 돌아서려는 남궁도옥을 궁 진무사가 불러 세웠다. 

“남궁 당두! 아직 용무가 남았네. 자네와 함께 있는 당두 아니지 강등되어 지금은 번역(番役)이라지? 목간안이라는 친구를 데려가야겠네. 인 교련 사건의 참고인으로 말이야.”

“예? 그, 그건…….”

궁 진무사가 슬쩍 눈짓을 했다. 남궁도옥이 그의 눈을 따라가 보니 무림맹 오력분타의 타주 은가락이 포승에 묶여 있는 것이 보였다. 금의위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적시에 나타난 것이었다. 

금의위 시위(侍衛) 두 명이 목간안을 포승으로 묶어 끌고 가는 모습을 남궁도옥은 그냥 지켜보아야만 했다. 눈엣가시 같은 인수린 등을 체포하기는커녕 대원까지 잃는 수모를 당하면서도 어쩔 수가 없었던 것이다. 

국가 최고의 정보기관 동창과 황실 경호대인 금의위의 암투(暗鬪). 적어도 이번 일에 있어서만은 자신들이 완패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기실 일이 이렇듯 인수린 일행에게 유리하게 진행된 것은 상관걸의 숨은 노력 덕분이었다. 

무림맹을 나와 금의위에 들어간 그는 인수린이 수배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은밀히 조사에 착수하여 동창이 개입했음을 알아냈고, 이를 역전의 기회로 삼고자 증거를 모으고 기회를 노리다가 일시에 터뜨린 것이었다.

이에 큰 보탬이 된 것은 진무사 궁근민이었다. 그는 누구보다도 초골력과 빙기림 등의 애호가였기에 당연히 감독에 중독되었으나, 친분이 있던 시애수아이의 장준혁이 지박오 등과 함께 치료제를 공급하였기에 그 은혜를 갚고자 발 벗고 나서서 황상께 간청을 드려 어지와 밀지를 얻어낸 것이었다.  

 

- 第七章 생사투(生死鬪) 에서 계속됩니다.